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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미국 기차여행] 미국 대륙횡단 여행 #0 - 여행일정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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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2017년) 12월 말에 약 1주일간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기차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 기차여행만을 위해 미국에 간 건 아니고 교환학생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한 여행이다. 미국에 가면 꼭 기차여행을 해야지하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교환학생이 끝나기 한 달 전쯤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을 알아보다가 즉흥적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비행기를 한 달 전에 예매하려고 하니 저렴한 티켓이 별로 없었다. 학기가 19일에 끝나는데 크리스마스와 가까워서 그런지 가격이 꽤 비쌌고, 크리스마스 당일부터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다. 가격이 저렴한 항공편은 환승 공항 위치가 다르거나(중국 내 공항이었는데, 인천-김포공항 같이 가깝지만 다른 공항에서 타는 환승편이었다) 환승을 2번 이상 해야 하는 경우였다.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기는 아쉽기도 해서 일주일 정도 여행을 하는 일정을 염두에 두고 티켓을 알아보았다.


그래서 다른 도시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알아보던 중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편이 저렴하게 나온 게 있었다.(찾다보니 어쩌다 뉴욕, 시카고를 거쳐 샌프란시스코까지...) 샌프란시스코에 친구가 있기도 하고, 미국을 떠나기 전에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자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기차여행을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이전에 친구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는데, 기차만 일주일을 타야 한다는 너무 긴 일정과 중간에 내려서 여행을 할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점 때문에 포기한 적이 있었다. 기차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지라 기차여행을 하기로 한 결정이 만족스러웠다.


암트랙(Amtrak)



기차여행을 할 때 타야 할 기차는 '암트랙'이다. '암트랙'은 미국 전역을 연결하는 철도회사로, 우리나라 코레일같은 철도회사이다. 원래 미국은 자유의 나라답게 사설 철도회사만 있었는데, 비행기의 발달로 철도회사들이 여객 영업을 폐쇄하자 정부에서 국유화하여 준공영기업 형태로 통합하였다고 한다. 철도청을 코레일로 공사화하고 민자회사를 허가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반대로 진행된 것이 흥미롭다. 물론 미국에는 여전히 암트랙 이외에도 다양한 철도회사가 있지만, 미국 전역을 이어주는 여객노선은 암트랙 노선 뿐이다.(다른 철도회사는 주로 화물운송을 한다.)

암트랙 운행노선. 오대호에 근처에 있는 시카고를 중심으로 철도가 이어져 있다.


암트랙 전체 노선거리는 약 35000km로 지구 둘레(4만km)에 육박한다. 노선도를 보면 오른쪽으로 3분의 2 지점인 시카고를 중심으로 미국 전역을 연결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암트랙의 장거리 노선 대부분은 시카고로 이어져 있어서 시카고 유니언 스테이션이 미국 철도의 허브 역할을 한다. 시카고가 과거 철도로 성장한 도시라는 걸 보여준다. 여담으로 철도를 건설할 때 시카고에서 시작해서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대신에, 여러 철도회사가 각 지역에서 출발하여 시카고에서 만나도록 철도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암트랙 홈페이지에서 보스턴 출발-에머리빌 도착으로 검색한 결과


암트랙 홈페이지에서 검색해보면, 위에 화면처럼 세로열은 티켓 종류를 보여주고 가로행은 가능한 기차정보를 보여준다. 티켓 종류는  Saver, Value, Flexible, Business, Premium 5종류가 있는데 보통 오른쪽으로 갈수록 비싸진다. 가장 저렴한 Saver는 빨리 매진되므로 일찍 예매할수록 유리하다. 좌석 종류는 Coach Seat, Business Class, First Class(장거리는 침대차) 3종류가 있다. Saver, Value, Flexible은 Coach Seat로 좌석 종류는 차이가 없고 저렴한지(Saver), 일정 변경이 가능한지(Flexible) 차이이다. Business는 기차 종류에 따라 Business Class일 수 있고 Coach Seat일 수 있다. Premium은 비행기 1등석 같은 개념이라 엄청 비싼 대신에, 다른 좌석과 달리 음식이 제공된다. 미국 기차는 우리나라 KTX 같이 좌석이 좁지 않고 엄청 넓기 때문에 아주 큰 체형이 아니라면 굳이 Business를 탈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새마을호 좌석이나 우등 고속버스보다 좌석이 넓었다.

보스턴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가는 바로 가는 노선은 없고, 보스턴에서 시카고까지 'Lake Shore Limited' 노선을 타고 시카고에서 내렸다가 시카고에서 에머리빌(샌프란시스코 근처 도시)까지는 'California Zephyr' 노선을 타고 가야 했다. 시카고에서 LA까지 'Southwest Chief' 노선을 타고 가서 버스를 타고 샌프란시스코까지 가는 방법도 검색되긴 하는데, 버스를 타야하고 가격도 비싸서 선택지로 고려하지 않았다.


구글지도에서 캡쳐한 여행 경로


보스턴에서 시카고까지는 22시간, 시카고에서 에머리빌까지는 52시간 해서 총 74시간, 장장 3일이 걸리는 5000km의 긴 여정이다.(출발시간에 소요시간을 더하면 도착시간이랑 다른데, 시차가 있어서 그렇다! 보스턴-시카고는 1시간, 시카고-샌프란시스코는 2시간 차이난다.) 꼬박 3일 동안 기차 안에만 있을 수는 없어서 중간 환승역인 시카고에서 이틀간 여행하기로 하였다. 참고로 캡쳐화면에서 가장 오른쪽 열에 있는 선택지가 침대차인데, 가장 싼 가격보다 4배 이상 비싸서 일반 좌석을 선택했다.(비행기 가격보다 비싸진다..) 침대차가 아니어서 중간에 쉬는 일정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고생이 눈에 보이긴 하지만, 기차여행이라는 로망을 가지고 미대륙을 동서로 5000km 횡단하는 여정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미국 기차여행 #0 - 여행일정 세우기

미국 기차여행 #1 - 출발, 보스턴

미국 기차여행 #2 - 시카고 첫째날

미국 기차여행 #3 - 시카고 둘째날

미국 기차여행 #4 - California Zeph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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